세쇄지담 썸네일형 리스트형 행불행의 순환 요즘 소액의 기부를 늘리고 있다. 어느 시점 후로 세상 천지에 불쌍하고 불행한 것들만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. 어느 순간은 이런 걸 계속 보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괴로울 지경이다. 불현듯 나에게 찾아온 이 관대함은 내 사적인 불행에서 비롯되었지만, 이 작은 소액이 누군가에겐 행복이 되기를 바란다. 더보기 촉매제로 사용해온 피학성도 이제는 진부함일 뿐 바빴다. 인생에 새로 생겨난 고난이 있음. 익명성에 기댄 채로도 쉬이 공유할 수 없는 심각한 사안이라 깊숙이에 묻어둘 생각이다. 다만 평생 지속될 고난이라 안고 가야 하고, 적응해야 하고, 내 살처럼 뼈처럼 익숙해져야 하는 일임. 아무튼 그래서 글을 진짜로 청산하긴 해야 하는데, 그 끝맺음은 당연히 완결이 선행되어야 하므로 내 모든 남아있는 짜투리 시간과 체력과 정신력을 끌어모아 데칸쇼라는 이야기로 돌아오려고 하고 있음. 이번에도 무리가 있었지만, 다시 데칸쇼로 돌아왔다. 인생이 왜 귀찮은지 아냐고, 누구나 피학적이고 가학적이라서 귀찮은 거라고 예전에 끄적였던 적이 있는데, 이젠 말이다. 데칸쇼를 붙들고 있는 이 내 마음은 피학적인 수준을 벗어난 것 같다. 난 내가 같잖다. 더 이상 그 어떤 칭찬도 비난.. 더보기 오롯하게 전개하려는 그건 오만함이었지. 예전엔, 하나의 이야기엔 그에 상응하는 절대적인 루트가 있다고 생각했다. 잘 짜여진 주제의식, 그걸 관통하는 단 하나의 전개가 있기 마련이라고 좀 오만하게 여겼다. 쓰다 보니 그렇게 안 됐다. 갈등이 생기는 기로에 직면하면 티끌만큼 작은 것에도 흔들리는 게 사람이고, 사람의 소갈딱지를 들여다보려고 하는 입장에서 주요 전개의 분기점마다 결정과 선택이 어려웠다. 그래도 되도록이면 이게 오롯하고 무결한 단 하나의 전개일 거야, 라는 납득이 어느 정도 설 때까지 끌고 가려고 고민했다. 그러다 보니 늦어졌다. 늦어지고 있다. 인간관계에서 기본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고 느끼는 나에게 '왜?'라는 걸 납득시키려고 하는 부분 때문에 소설을 쓰기가 힘들다. 사랑이고 뭐고 그냥 다 관둬버리면 그만 아닌가, 하는 실생활의 .. 더보기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