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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필일기

25/1/8

 

가끔 예전에 날 스쳐간 편집자님들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다. 

진지한 호기심은 아니고 N적 상상력에 기반한 궁금증인데.

지금에 와선 다른 길을 걷고 계실까. 아니면 이 길이 천직이라 여전히 글 다루는 일을 하고 계실까.

R사이트에서 미주부동산 연재할 때 나 컨택해준 김XX 편집자님, 리뷰도 섬세하게 써주시고, 내가 챙기지 못한 지점들 짚어주시고 (도서관에서 위랑 탄경이 싸울 때 이탄경이 원래 엄청나게 소리지르고 땍땍거렸는데 아무리 그래도 도서관에서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하셔서 고쳤던 기억남) 그리고 신영에서 나온 책도 여러 권 보내주셔서 그때 국내 로맨스소설 좀 읽었던 기억. 손 편지까지 써주셔서 날 지인으로 대해주시는구나 싶어 감동했었다. 근데 내 출간 전에 먼저 퇴사하심.

미주부동산 같이 출간 작업한 이XX 편집자님, 나중에 현대물 다시 쓰게 되면 자기랑 꼭 같이 하자고 해주셨는데, 한참 나중에 연락하게 됐을 때 팀장님까지 되어있으셔서 세월의 흐름을 느낌과 동시에 나도 업그레이드된 삶을 살아야겠다고 혼자 생각했던 기억남. 요새는 연재로 돈 많이 번다고 뭐 하나 연재하자고 하셨는데 저 돈 그렇게 안 벌어도 돼요 했더니 작가한테 이런 얘긴 처음 듣는다고 하셨음. 사실 난 내 깜냥을 알고 이미 다른 취업의 문을 두드리던 상황이었기에 글로 돈을 못 벌 걸 알고 단호박이었던 건데. 편집자님, 전화 통화할 때마다 즐거웠어요.

데칸쇼 같이 하자고 해주셨던 김XX 편집자님, 비싼 곳 가서 뷔페 사주셨는데 계약 얘기하느라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었다. 소설 빚는 일 진짜 좋아하시는구나 싶게 글 얘기할 때마다 눈이 되게 반짝이던 분. 개인사정으로 퇴직하시게 돼서 더 이어갈 수 없었던 인연인데 로판에 대한 열정이 신기했고 반가웠음.

또 나보다 먼저 이직하시게 된 전XX 편집자님, 같이 작업하게 됐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진짜 작업 속도가 너무 느려서 출간 전에 떠나 보내드리게 됨. (T_T) 아직 편집 일을 하고 계실까. 모쪼록 좋은 일 가득하시길.

그리고 또 나보다 먼저 퇴직하신 박XX 편집장님, 내가 느려 터져서 편집장님 떠나 보내드림.. 이것저것 질문할 때마다 잘 대답해 주시고 호쾌히 대해주셨는데. 건강하세요.

이렇게 또 N적 상상력에 기반한 쓸데없는 과거 회상으로 오늘의 포문을 연다.

오늘 사실 할 거 많음...